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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이야기 | 일기 감추는 날(련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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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상백| 작성일 :20-01-20 09:04| 조회 :5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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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감추는 날(련재3)


3. 나중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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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말이 돌처럼 무거울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말은 공기처럼 보이지도 않고 무게도 없지만 마음을 무겁게 만들 수가 있다. 경수의 말 때문에 나는 입맛도 떨어지고 학교 가기도 걱정스러웠다.
   “어디 아픈 거니? 기운이 통 없네.”
    엄마가 이마를 짚어보았다. 나는 엄마 손도 귀찮아서 돌아누워버렸다. 학교 안 가고 이대로 잠이나 잤으면.
   ‘난 잘못한 거 없는데. 어떤 놈이 그딴 걸 일기에 썼을가. 나 말고도 누가 본 거야. 그런데 왜 나한테 그러냔 말야.’
    어제 바로 그 자리에서 일기장을 보여줬어야 했다. 그랬으면 오해가 풀렸을 텐데. 이제는 늦어버렸다. 일기를 고쳤다고 우길 수도 있으니까.
    차라리 싸울가. 어림없는 생각이다. 경수랑 싸우자는 건 사자 우리에 뛰여드는 거나 마찬가지다. 나는 태권도도 배우다 말아서 흠씬 두들겨 맞을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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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일인지 말해봐. 열도 없고 다친 데도 없잖아. 학교에서 야단맞았니?”
   “…”
   “이러다가 늦겠어. 빨리 일어나. 아침 먹으면서 이야기하자.”
    엄마가 나를 억지로 일으켰다.
    나는 끌리다 싶이 방에서 나와 식탁에 앉았다. 하지만 밥맛이 나지 않는다. 엄마가 나를 빤히 보았다. 무슨 일인지 말하라는 뜻이다. 말하면 엄마가 도와줄가. 경수가 나를 때리거나 시비 걸지 못하게 막아줄가.
   “난 네 엄마라서 표정만 봐도 알아. 누가 괴롭혀? 따돌리니?”
    나는 숟가락으로 물김치를 떠먹었다. 맛이 쓰다. 숟가락을 다시 내려놓았다. 그러자 엄마 목소리가 높아졌다.
   “엄마한테 말 안하면 누구한테 할 건데?”
   “나, 오늘만 학교 안 가면 안될가?”
    엄마가 잠자코 나를 보았다.
    목이 울컥하더니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침을 삼키며 참았다. 그리고 어제 일을 말했다. 고작 말을 했을 뿐인데 가슴이 두근거렸다.
    엄마도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얼굴이 어두워졌다. 내가 경수 일을 일기장에 쓰지 않았다는 건 엄마도 안다. 저녁마다 검사하니까.
   “난 정말 모르는 척했어. 누구한테 말한 적도 없고.”
   “후유…”
    엄마가 한숨을 쉬었다. 말을 하고 나니까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어쨌든 엄마가 알았으니까 나쁜 일이 생기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네가 그런 게 아니라고 왜 말하지 못했어?”
   “했어요. 했는데도 그랬단 말야.”
   “분명하고 똑똑하게 말했어야지.”
   “…”
    엄마가 나를 똑바로 보면서 말했다.
   “동민아, 당당하게 맞서.”
   “…?”

   ​“경수가 녀자애들도 곧잘 울린다며? 은주 엄마가 그러시더라. 만만하게 보이면 자꾸 장난친다고. 그래서 아줌마도 단단히 일렀대. 아주 사납게 굴라고 말야.”
   “은주처럼 무서운 애는 아무도 안 건드려. 걔는 녀자 같지도 않아.”
   “아무튼 너도, 네가 안 그랬다는 걸 말해. 그래도 괴롭히면 당하지 말고 싸워. 안 그러면 계속 시달릴지도 몰라.”
    나는 실망했다. 엄마가 날더러 싸우라고 한다. 도와줄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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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도 없는데 누가 괴롭히면 맞서야 하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난 이길 자신이 없다. 너무하다. 엄마는 내가 영화 주인공 쯤 되는 줄 아는 모양이다.
    학교 앞에서 내릴 때 엄마는 또 한번 말했다. 당당하게 맞서라고. 엄마가 싸울 것도 아니면서 힘내라고 주먹까지 쥐어보였다.
    나는 터덜터덜 걸었다. 교실 말고 갈 데가 또 있으면 좋겠다.
    교실로 들어서자 경수가 먼저 보였다. 순간 몸이 빳빳해지는 것만 같았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얼른 자리로 갔다.
    경수는 다른 애들이랑 떠드느라고 나를 못 보았다. 내 옆을 지나가면서도 시비를 걸지 않았다. 집에 갈 때도 그랬다. 자기 친구들이랑 가느라고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다. 그래도 안심할 수는 없다. 래일도 모레도 경수는 우리 반이고 여전히 셀 테니까.
    별일 없었다는 말을 듣고 엄마는 빙그레 웃었다.
   “아무리 세도 열살짜리야. 너랑 비슷하니까 겁 먹지 말라고. 걔가 그 때는 화가 많이 났던가 봐. 이젠 괜찮을 거야.”
   “그래도 난 억울해.”
   “걔가 아무 짓도 안하면 너도 용서해줘. 하지만 또 괴롭히면, 그 때는 정말로 가만있으면 안돼.”
   “난 싸우는 거 싫어.”
   “싸우지 말고 사실을 알려야지.”
   “어떻게?”
   “일기장에 써서. 경수가 너한테 했던 거 전부 다.”
    나는 멍하니 엄마를 보았다. 그건 고자질이다.
    엄마도 엄마가 한 말이 마땅찮은지 얼굴을 조금 찡그렸다. 그러더니 말을 조금 바꾸었다.
   “좋은 짓은 아니지만 뭐, 솔직하게 써야 되잖아. 일기는 바로 그 사람 마음이니까.”

(다음주 월요일에 4회를 올려드립니다. 학생, 학부모, 교원들이 함께 읽어볼 수 있는 재미나는 이야기입니다. 위챗모멘트에 많이 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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