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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 | 예술과 함께 삶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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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상백| 작성일 :21-01-18 09:00| 조회 :1,06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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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함께 삶을 하리라

고향란  해림시조선족실험소학교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선생님, 우리 회사 송년야회에서 제가 안무한 무용이 올해에도 최우수상을 받아 년말 보너스까지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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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때 키가 작아 쏠로도 못 시켜준 지은이가 대학교에서, 사회에 진출하여서도 재간을 잘 펼쳐가고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은 새해인사가 어디 있는가. 

  학생들의 이런 메세지를 받을 때면 가슴이 뿌듯해나며 음악교원으로 된 자부심을 한껏 느끼는 나다.

  교원생활 23년, 어느덧 시간은 아무 것도 모르던 햇내기 교원이였던 나를 성숙되고 지성적인 40대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23년을 어린 학생들의 동년 속에 파묻혀 살다나니 마음은 여전히20대처럼 새파란 것 같다. 지나온 나날을 돌이켜보느라면 좀 더 세심히, 열심히 가르쳤을 걸 하며 반추해볼 때가 여러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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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원직업은 나의 꿈이였기에 지금도 학교로 가는 출근길은 그렇게 신나고 즐거울 수가 없다. 아침마다 꼬마천사들의 인사를 받을 때면 기분은 하늘로 동동 떠오르고 저도 몰래 코노래가 흥얼거려진다. 학교는 나의 꿈을 피워가는 일터이고 보금자리이다. 비록 주요과목이 아닌 남의 눈엔 보잘것없는 ‘땡땡이’나 치는 음악교원이지만 열심히 교수를 하면서 애들과 함께 웃고 뛰놀며 아름다운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왔다. 

  학교에 출근하는 첫날 아버지께서 하시던 말씀이 아직도 귀전에서 쟁쟁히 울린다. “농민은 땅을 잘 가꿔야 잘 살고 어부는 고기를 많이 잡아 잘 살고 교원은 학생들을 잘 가르쳐야 마음의 부자가 될 수 있다.”라고 하신던 그 말씀이… 항시 그 말씀을 잊지 않고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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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시간은 한주일에 두시간밖에 없기에 매일 학생들과 대면하는 주요과목보다 홀시당하기 일쑤이다. 하여 음악시간이 애들이 기대하는 시간으로, 애들이 무척 따르는 선생님으로 되기 위하여 교수안을 더 열심히 짰고 교재외의 애들이 흥취를 가지는 노래도 배워주면서 무척 신경을 썼다. 

  기말이거나 기중시험 때면 체육이나 미술, 음악시간은 모두 주요과목 복습에 시간을 내주는 것은 명문으로 규정되지 않은 관례이다. 하지만 나는 내 과목, 내 시간은 내가 존중하고 내가 아껴야 한다고 생각하고 기말에 어느 선생님이 한시간이라도 달라고 하면 절대 내주지 않는 ‘깍쟁이 선생’으로 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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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은 연길로 함수 공부하러 가는 차에서 맞은 켠에 앉은 분과 이말저말 주고 받다가 내가 음악선생님이라고 하자 이렇게 대답할 줄이야. 

  “아, 애들을 데리고 노는 음악선생이구만.” 

  얕잡아 보는 뜻이 확연하게 드러나게 말하는 그 사람은 나를 무시하는 눈길로 힐끗 쳐다보았다. 자존심이 여지없이 구겨진 나는 콱 한매 때려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음악교원이라하면 배운 것이 크게 없고 악기같은 것이나 주무르며 노래나 부르고 춤이나 추는, 행동거지가 가볍고 한가한 교원으로 생각하는 편견을 가진 사람이 어찌 한두사람이랴. 그래서 억울하고 분할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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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나 자습시간에  교실에 들어가면 “음악선생님, 이것도 아십니까?” 하는 학생들의 불확신에 찬 눈길을 받기도 하였다. 아무 장소에서나 노래하고 춤추며 가볍게 행동하는 그런 사람으로 생각하는 학부모들도 있어서 기분이 잡칠 때도 있었다. 

  어려서부터 엄격한 할머니의 가르침대로 음악교원이지만 절대로 어디 가서 먼저 노래하지 않고 춤 추지 않는 나다. 한번씩 이런 일에 부딪칠 때마다 저도 몰래 화가 치밀어오르면서 음악교원이라고 글이 짧은가? 학교 때 공부성적이 차한 사람이 음악을 배우는가? 나보다 공부 더 잘했으면 나서라고 따지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내가 정말로 좋아해서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여서 선택한 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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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교원으로 사업에 참가한 첫 몇년간은 너무나도 값없는 과목인 것 같아, 홀대를 당하는 것 같아 음악과를 포기하고 다른 과목에 도전할가고 망설인 적도 있었다. 무엇이나 경험해본 사람이 그 사정을 잘 안다고 내가 방황하고 있을 때 마침 시골학교에서 조동되여 오신 선배님이 내 마음을 잘 헤아려주셨다. 조선어문교원이셨지만 남달리 음악에 소질이 있었고 웬간한 음악교원보다 경험도 많았으며 음악소양이 높았다. 내가 지금까지 견지하고 열심히 교수하여 얻은 성적은 그 분의 가르침과 갈라놓을 수 없다. 

  “꽃은 꽃의 멋이 있고 줄기는 줄기 멋이 있어요. 전업에 따라 성질이 다르므로 자기가 하는 일을 열애하고  충성하며 책임감이 있으면 다들 인정해주어요.” 지금도 선생님의 말씀은 도로표식마냥 나의 앞길을 가리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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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안을 열심히 짜고 색다른 교수방법과 모식을 찾아 연구하고 애들의 심리에 맞게 즐거움 속에서 음악을 배우게 하고 선률로 마음을 이어가면서 항상 즐겁게 교수를 해왔다. 그래서인지 사정으로 인해 음악시간을 못 본다고 하면 애들이 입이 한발 나오고 다른 학과목 공부도 제대로 안 한다는 소리를 들을 때면 속으로 ‘흐뭇’하고 마음이 ‘뿌듯’해났다. 애들의 마음은 거짓이 없고 투명하기에 그 누구의 인증보다도 값있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한학기 동안 음악시간을 보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보고 수업을 하지 않아 한학기 얼마나 ‘편했냐’고 말했지만 진짜 배를 잃어버린 어부처럼, 총을 잃은 전사처럼 내 마음이 얼마나 허무했는지를 남들은 잘 모를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가르치고 배워줄 때가 제일 행복하고 즐겁고 성취감을 느낄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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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머리 속에 아무리 지식이 많은들, 내가 재능이 얼마나 많은들 발휘할 활무대가 없다면 무용지물이 아닌가. 관중이 없는 무대. 관중이 없는 체육경기는 얼마나 무미건조한가. 그래서 정상적인 학교 수업을 할수없을 때 사회봉사자로 양로원이며 여러 협회에 가서 우리 춤, 우리 노래도 배워주면서 생활의 진미를 느끼였다.

  학교에서 정상교수를 회복한 첫날, 우리 꼬마천사들의 천진란만한 모습을 보느라니 그렇게 반갑고 귀엽고 기쁠 수가 없었다. 햇병아리같은 일학년 신입생들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지난 학기 배워주지 못한 몫까지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유쾌하고 즐겁게 교수하면서 내가 사랑하는 음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쾌락을 준다는 것을 심심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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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즐거운 선률 속에서 코흘리개들과 함께 춤추는 나는 아직도 동년에 파묻혀 소꿉놀이 노는 기분이고 갈수록 젊어지는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 글쓰는 이 순간도 너무 즐겁다, 

  조선족문화관 예술단에서 우리 민족춤을 배워달란다. 정열에 차넘쳐 우리 민족 예술을 전파하는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나인지라 저도 몰래 코노래가 나오고 어깨춤이 덩실거린다. 예술은 민족도 없고 국경도 없다고 한다. 예술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즐거움을 선사하며 삶의 쾌락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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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숱한 팬들을 거느린 유명한 성악가도 아니고 우아한 춤사위를 자랑하는 무용가도 아닌 벽촌의 학교에 뿌리를 내린 수수한 민들레와 같은 음악교원이다. 하지만 일편단심 학생들을 사랑하고 우리 민족 예술을 계승 발양하며 전수해가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는 오늘도 래일도 우리 민족의 노래와 장단을 만방에 널리 알리고 민족의 꽃봉오리들을 열심히 가르치며 최선을 다해서 사업하는 쟁쟁한 음악교원— 고향란으로 살아갈 것이다. 예술을 떠난 생활과 인생이란 상상할 수도 없는 나 고향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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