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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 | 마음의 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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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상백| 작성일 :21-01-14 09:34| 조회 :60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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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가책

   김영숙 룡정시북안소학교   

 

  “앗…”

  종합실천활동시간에 애들과 함께 채색종이들을 오리고 베고 붙이는 과정에 나는 그만 부주의로 가위에 왼손 식지가 찔리웠다. 깊게 난 상처는 아니였지만 새빨간 피가 방울방울 솟아나왔다. 애들은 울상이 되여서 “선생님, 괜찮습니까? 빨리 의무실에 가서 처치를 하세요…”라고 하면서 근심어린 어조로 나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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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수업중인지라 나는 자리를 비울 수가 없었다. 교실에 비상용으로 갖추어두었던 밴드를 붙이려고 일상약품상자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아차, 어제 옆반 애가 다치는 바람에 빌려주고 가져오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피뜩 머리 속에 떠올랐다. 나는 애들이 걱정할가 봐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휴지를 돌돌 말아서 손가락에 끼우고 말하였다.

  “보세요, 인젠 피가 나지 않습니다.”라고 확인시키고 계속 시간을 보았다. 그제야 애들은 “휴-” 하고 시름이 놓인다는 표정을 지었다. 

  휴지를 감은 손가락에서는 피가 조금 흘렀지만 나는 애들이 걱정할가 봐 아무 일도 없는듯이 계속하여 수업시간을 보았다. 애들과 함께 오리고 베고 붙이면서 완성품을 만들기에 열성을 보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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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학종이 울리자 어떤 애들은 널려있던 종이쪼각들을 깨끗이 정리하는가 하면 어떤 애들은 오구작작 모여서 참새마냥 짹짹 거리면서 웃음꽃을 피웠다.  

  내가 막 교수안과 숙제책들을 정리하고 교무실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문득 복도에서 예영이가 헬레벌떡 달려오며 말했다.

  “선생님, 아까 벤 상처는 괜찮습니까? 이걸 붙이세요.”라고 하면서 밴드 두개를 나한테 불쑥 내미는 것이였다.  

  “이건 어디서? ” 

  “선생님, 제가 방금 의무실에 달려가서 우리 반 선생님이 손을 베여서 밴드를 한개 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두개나 줍데다.”  

  예영이는 시뚝해하면서 어깨까지 으쓱해보였다. 덤으로 하나를 더 가진 것이 그렇게 기쁜 모양이다.   

  ‘요놈, 참 약삭빠르기라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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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 입학한지 아직 한학기도 되지 않은 어린이가 선생님을 위하여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약삭빠르게 의무실에 다녀올 줄도 알고… 빨갛게 물든 돌돌 만 위생종이를 풀어내자 예영이가 애고사리같은 손으로 사랑의 밴드를 붙여주었다. 예영이도 웃고 나도 따라 웃었다. 애들도 덩달아 웃었다. 티없이 맑고 깨끗한 사랑의 마음이 담긴 밴드를 보니 마음은 꿀먹은 것처럼 달콤했다. 

  어린 가슴에 남을 담고 관심하고 사랑할 줄 아는 귀여운 아이들, 나는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촉촉해났다. 철 없다고만 생각했던 조무래기들이 언제 요렇게 셈이 들었을가? 걸상에 앉는 자세, 책을 읽는 바른 자세, 연필을 잡는 손까지 일일이 규정해주어야 하고 지어 화장실까지 따라갔어야 했던 애꾸러기들이 따뜻한 봄볕에 파릇파릇 새싹들이 자라듯이 야무지게 자라고 있는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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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전에 있었던 일이 추억의 쪽문을 열고 살그머니 머리 속에 맴돌이치며 마음을 더더욱 후벼친다. 그 날 체육시간이 끝나자 성우가 머리를 싸쥐고 울면서 교실에 들어섰다. 웬일인가고 물으니 철이가 복도에서 뽈을 찬 것이 자기 머리에 맞혔다는 것이였다. 옆의 몇몇 남학생들도 그렇다고 증명하였다. 다가가 살펴보니 정수리부근이 약간 빨갛게 부어올라있었다.   

  학전반 때부터 싸움군 1호라는 별명까지 붙은 말썽꾸러기 철이인지라 나는 아니꼬운 눈길로 바라보면서 “너 친구끼리 이러는 거 아니잖아? 더욱이 복도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는 걸 번연히 알면서도 이렇게 친구한테 큰 상처를 주면 어떡하니?”

  “선생님,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그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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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이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는 것이였다. 진정으로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자 나는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애들한테 화해의 악수를 하게 하였다.  

  한차례의 재판을 훌륭하게 끝낸 기분이였다. 학교에 금방 입학한 애들이라 잠간이라도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사고가 비일비재로 일어나기가 일쑤이다. 필경 자률성이 차한 소학생들이고 다동증이 심한 애들이라 싸우고 부딪치고 상처입고 화해하고 이러는 과정을 겪으면서 자라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이번 일이 이쯤하면 원만하게 끝났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후에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 발생하였다. 

  하학하고 애들이 륙속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철이만은 집으로 돌아갈 념을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인가고 물으니 “선생님, 나 억울합니다. 아까 성우한테 뽈을 찬 것이 나는 절대 아닙니다.”라고 하는 것이였다. 본인도 승인하고 옆에 있던 애들도 분명히 증명하였는데 이게 웬 오리발이란 말인가?  

  그럼 철이는 왜서 아까 자기가 뽈을 찼다고 승인했나요?” 

  “애들이 다 내가 뽈을 찼다고 하니 나두 승인했지만 전 진짜로 아닙니다. 현이가 그랬습니다. 나는 현이가 무서워서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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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이는 억울하다면서 엉엉 서럽게 우는 것이였다. 난 한편으로는 조꼬만 녀석이 수작을 부린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애의 말이 혹시 사실일 수 있다고 생각되였다. 하여 애의 마음을 눅잦히고 급급히 학교 카메라조작실로 향하였다.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돌려보니 철이의 말이 확실이 맞았다. 

  성우가 앞서서 층계를 올라오고 철이와 현이가 뒤에 섰는데 현이가 손에 쥐고 있던 뽈을 뿌리는 장면이 포착되였다. 

  ‘아니, 어쩌면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갓 입학한 애들인지라 하얀 백지장같은 동심에 아롱다롱한 칠색꿈을 수놓아가면 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가슴이 철렁내려앉았다.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벌써부터 마음이 여린 친구한테 자기의 잘못을 들씌우고 넘기려는 나쁜 습관이 몸에서 살며시 움트고 있다고 생각하니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실감하게 되였다. 하마트면 한 여린 새싹을 무참히 짓밟아버릴 번 했구나. 

  나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교실로 향하였다. 아직도 어깨를 들먹이면서 울고 있는 철이한테 다가가 “철이야, 선생님이 널 오해했어. 선생님이 너한테 정말 미안해, 넌 성실하고 훌륭한 애야.”라고 하면서 꼭 껴안아주었다. 어릴 적 마음의 상처는 의외로 골이 깊다. 만약 그 상처를 제때에 철저히 치유하지 않는다면 그 애의 앞길에 항상 불신이라는 단어가 맴돌이칠 수도 있다. 

  이튿날, 나는 이 일의 자초지종을 전반 애들한테 이야기하고 현이더러 진정으로 성우와 철이한테 사과를 하게 하였다. 그리고 나도 애들한테 진정어린 마음을 담아서 사과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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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 어제 선생님이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무턱대고 철이를 비평하였는데 알고 보니 철이가 한 일이 아니였습니다. 선생님은 철이한테 진짜로 너무나 미안합니다. 그리고 모두들 앞으로 잘못을 저질렀으면 진심으로 승인하고 제때에 고치야 합니다. 절대로 마음이 약한 친구한테 떠넘기거나 들씌우면 안되겠습니다. 우리는 한 한급에서 사는 한 형제이기에 서로 아끼고 보살펴야 합니다. 선생님은 친구들이 꼭 이렇게 하리라 믿습니다.” 

  애들도 이구동성으로 찬성하였다. 만약 철이가 억울하다고 하지 않았더라면? 만약  내가 그 애의 말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더라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조차 두려울 것이다. 내가 만약 사실의 진상을 밝히지 않았더라면 유리구슬처럼 맑고 순진한 철이의 마음속에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남을 거라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난다. 

  늘 자신이 애들을 평등하게 대한다고 자부해온 나였지만 싸움군이란 딱지를 달고 있는 철이를 색안경을 걸고 본 나 자신이 너무나도 원망스럽고 후회된다. 다행히 어느 한 구석에서 움츠리고 있던 노오란 개나리 한송이가 따뜻한 해살을 받아 활짝 웃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한 애어린 싹이 어둠의 턴넬을 지나 밝은 해빛을 보며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이젠 한껏 움츠린 모습보다는 자신감과 선생님에 대한 믿음에 찬 철이의 눈빛을 보는 나는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으로 행복을 느낀다.

  “교원은 인류령혼의 공정사”라는 제법 식상한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학생들의 머리 속에 지식만 주입하는 교원이 아닌, 령혼으로 다가가는 진정한 의미의 교원으로 되련다. 아이들을 좌절앞에서 씩씩하게 일어설 줄 아는 인간으로, 잘못했을 때에는 사과할 줄 아는 인간으로, 서로서로 배려할 줄 아는 인간으로 키워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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