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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 | “선생님은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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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상백| 작성일 :20-07-27 17:45| 조회 :28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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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선생님은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을 거예요.”

 훈춘시제1실험소학교 김향란


    하학후 나는 사무실에 앉아 조용히 학생들의 일기책을 하나하나 읽어내려갔다. 수업시간에 벌어진 일, 집에서 할머니를 도와 집청소를 한 일, 숙제를 하다다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여 친구에게 전화로 물어 해결한 일… 역시 매일 일상에서 벌어진 일들을 간단간단 적은 것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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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 띄이는 글감들은 별로 없네…’
    심드렁해서 마지막 몇개 남은 일기책을 검사하는데 내 마음을 치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학교에서는 매학기마다 <교장컵>축구경기를 하는데 경기 직전에 담임선생님께서는  무릎을 꿇고 손수 매선수들의 신끈을 정성들여 꽁꽁 매여주군 한다. 선생님의 정성이 깃들어서인지 우리 반은 학기마다 묵직한 <교장컵>을 받아안았다. 우리 반 축구선수들은 담임선생님을 무척 따른다. 축구선수가 아닌 나는 그것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언제면 선생님께서 내 신끈도 매여줄가… 그런데 오늘 뜻밖에도 담임선생님께서 무릎을 꿇고  손수 내 신끈을 매여주셨다. 정말 꿈만 같았다. 선생님의 향긋한 머리냄새를 맡으면서 나는 선생님이 엄마와 같아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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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이 외국으로 나가시고 년로하신 외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준희의 일기였다. 준희의 진정이 담긴 일기를 읽으면서 나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났다.
    어제 오전에 학교에서 학년 별로 체조경연을 진행하였다. 우리 반 차례가 되자 원래 승벽심이 강한 학생들은 우승을 따낼 신심으로 구령에 맞추어 신나게 체조를 했다. 그런데 방정맞게도 가운데 선 준희학생이 거의 넘어질 것 같은 이상한 동작을 하면서 체조를 하는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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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에 선 학생들이 킬킬거리며 웃기 시작하였고 평심으로 나선 체육선생님들도 애써 웃음을 참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 몸이 뚱뚱하여 열심히 체조를 해도 동작이 어색하여  친구들의 웃음을 자아낼 때가 많았다. 오늘 반급의 영예를 위해서라도 이번만은 열심히 하라고 당부했는데 관건적인 시각에 또 이렇게 애먹일 줄이야… 
    나는 울컥 치미는 화를 가까스로 누르며 체조경연이 끝나기를 기다려 얼굴이 검으락푸르락 해서 준희한테로 갔다. 준희도 소나기 내리기 직전의 분위기를 느꼈는지 머리를 숙이고 두발을 옴쫄옴쫄하면서 긴장되여 서있었다. “우르릉 꽝!” 우뢰가 울려는 순간 준희의 신끈이 풀려서 길게 늘여져있는 것이 눈에 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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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워낙 신끈이 풀렸었구나.’ 
    나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우뢰를 가까스로 삼키면서 무릎을 꿇고 준희의 신끈을 정성들여 꽁꽁 매여주었다. 체조경연전에 꼼꼼히 체크하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면서…
    애들이 어린데다 결손가정 자녀들이 많다보니 친부모 못지 않게 항상 애들의 가까이에서 손길이 갈 때가 많았다. 책상서랍에 항상 해열제, 소화제, 소염제 같은 약들을 갖추어두었고 아침마다 필기장, 연필, 크레용 같은 학용품들을 가져오지 않은 학생이 있는지 점검하였으며 점심시간에는 도시락을 챙기지 않은 학생을 찾아 내 도시락을 건네주었다. 다리를 상한 학생을 업고 화장실에 오가고 떨어진 단추를 달아주고… 정말 천리안이 되여 애들의 일상을 살펴왔다. 하지만 지난 체조경연 때처럼 조금만 소홀하여도 사달이 생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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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홀로 생긴 불찰을 미봉하느라 신끈 하나 매여준 사소함에도 감동을 받아 선생님이 엄마 같다고 하는 준희… 그러고 보니 평시에 준희의 행동이 다른 애들과 많이 달라있었다. 과당시간에는 언제나 눈길을 내 얼굴에 초점을 맞추었고 휴식시간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의 주변에서 많이 서성거렸다. 그 때마다 선생님과 가까워지려고 하는 그 애 속을 알리없는 나는 우스개 삼아 “이쁘지도 않은 선생님을 자꾸 쳐다보지 말고 책을 열심히 보세요.”라고 눈치를 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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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사랑에 목말라하는 어린 준희 마음의 빈자리… 그 사랑의 빈자리에 준희는 나를 담고 있었다. 나의 몸에서 풍기는 향긋한 샴푸 냄새마저 엄마 냄새 같다 하는 준희는 얼마나 부모 사랑이 그리웠을가?

    우리 반에는 이렇게 마음의 빈자리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가득하다. 선생님의 자그마한 손길에도 감동을 느끼고 부모님의 사랑으로 느끼는 애들, 조금만 관심을 돌리고 보살펴주면 병아리 어미닭 따르듯 졸졸 따라다니는 애들… 그래, 이제부터 더 열심히 애들의 마음의 빈자리를 나의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고 보듬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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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외로움에 오돌오돌 떨고 있는 애들의 옆을 든든히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평어란에 또박또박 써넣었다. 
   “언제든 신끈이 풀리면 선생님을 찾아오세요. 선생님은 항상 준희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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