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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 | 너희들을 믿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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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상백| 작성일 :20-02-19 11:44| 조회 :40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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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을 믿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최연매  목단강시조선족소학​ 


    
    나는 20여년간 교원사업을 하면서 줄곧 1학년에 입학한 애들을 6년간 배워주면서 졸업시키군 하였다. 그런데 이번 학기에는 다른 선생님이 2년간 가르치던 학급을 맡게 되였다. 갑자기 ‘계모’로 된 기분이다. 애들도 나를 보는 눈길이 바로 ‘계모’를 대하는 눈길이였다. 나를 믿는 것이 아니라 무서워하고 경계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진실한 사랑이 얼어붙은 심장도 녹일 수 있다고 이제 사랑을 베푸느라면 언젠가는 가까이 다가올 것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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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학급을 맡은 지 열흘만에 교사절이 돌아왔다. 내가 애들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애들이 먼저 나의 곁으로 다가왔다. 애들은 서로 앞다투어 꽃, 쵸콜레트, 예쁜 카드 등을 선물하였다. 마치 “엄마, 날 예뻐해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선물을 하나하나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그들을 안아주기도 하고 사진을 같이 찍기도 하였다. 요즘 긴장했던 마음이 좀 풀렸는지 애들은 나와 롱담도 하고 우스개도 하며 얼굴에 화사한 웃음꽃을 피웠다. 나는 애들이 나를 먼저 받아줘서 너무 고마웠다. 차츰 믿음이 오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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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말이면 교내구류시합이 있다. 새로 학급을 맡을 때 나는 애들이 운동에 약하다는 것을 알았다. 애들의 실력을 알고 있는지라 별로 희망을 가지지 않고 시합에 응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승벽심이 강한 애들은 아침 일찍 등교해서 훈련을 하고 날이 어슥어슥할 때까지 열심히 훈련하였다. 휴식일에는 학부모들이 학교에 나와 애들을 데리고 훈련을 하였다. 매일 훈련을 거듭하느라니 애들의 실력이 눈에 띠게 진보하였다. 하지만 그들이 시합에서 이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꼬물만치도 하지 않았다. 희망이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나도 애들처럼 시합하는 날이 돌아올가봐 두려웠다. 불보듯 뻔한 결과를 생각지 않느라 하여도 저도 모르게 밤잠을 설치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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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시합날이 돌아왔다. 먼저 남자축구시합과 녀자축구시합을 했다. 애들은 운동복을 차려입고 운동장에 나섰다. 나는 꼴문대 옆에 서서 긴장한 마음으로 시합을 보면서 ‘지휘’를 하였다. 그런데 생각밖으로 애들이 뽈을 잘찼다. 나의 어두웠던 얼굴색은 차츰 밝아지기 시작했다. ‘기적’이 일어났다. 남녀축구시합에서 모두 이긴 것이였다. 나는 애들과 함께 환성을 지르며 승리를 축하하였다. 그러면서 애들을 믿어주지 않고 그들에게 신심을 주지 않은 자신이 부끄럽게 생각되였다.
    축구시합에서 이기자 나도 얼마간 신심이 생겼다. 그런데 이튿날에 진행하게 되는 녀자배구시합은 실력 차이가 너무 큰지라 이긴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일이였다. 하지만 애들이 이미 나에게 뜻밖의 수확을 가져다준지라 나도 애들에게 신심을 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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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너무나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래일도 잘해봅시다.”

   “네. 우리가 오늘 남녀축구시합에서 모두 이길 줄 생각지 못했죠? 래일 배구시합에서도 꼭 이기겠습니다.”
   “아니, 선생님은 친구들이 꼭 잘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습니다. 래일 시합에서도 꼭 이기리라고 믿습니다. 래일 시합 결과와 관계없이 숙제를 내지 않겠습니다.”
   “와! 우리 선생님 최고!”
    애들은 벌써 래일 배구시합에서 이기기라도 한듯이 기뻐 야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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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먼저 녀자배구시합을 하였다. 애들은 도정신하여 시합에 뛰여들었다. 배구공이 힘있게 그물 우를 오갔다. 나는 손에 땀을 쥐고 목이 터지게 응원하였다. 하지만 워낙 실력 차이가 큰지라 애들이 이를 악물고 바득바득 애를 썼지만 아쉽게도 3점 차이로 첫판을 졌다. 
   “친구들, 선생님은 친구들이 꼭 이길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신심을 가지고 더 잘 쳐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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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장을 떠나갈 듯한 친구들과 학부모들의 응원소리에 애들은 신심을 가지고 시합에 뛰여들었다. 1점, 2점… 아귀다툼하며 시합이 진행되였다. 땀벌창이 된 애들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마침내 시합종료 호각소리와 함께 애들의 환성이 터졌다. 꿈과 같이 두번째판, 세번째판에서 이겼다.  
    녀자배구의 승리에 힘을 입어 남자배구시합에서도 1등을 따냈다. 
    이번 구류시합에서 남녀축구와 남녀배구 모두 1등이라는 좋은 성적을 안아왔다. 애들이 한달만에 나에게 ‘기적’을 창조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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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들은 애들이 창조해낸 이 기적을 마치도 나의 공로인마냥 “우린 선생님을 정말 잘 만났습니다.”라고 하면서 나를 칭찬해주는 것이였다. 나는 이 학급을 맡을 때 애들이 학습이나 운동에서 약하다는 말을 듣고 그들을 믿어주지 않았는데 그들은 자기의 행동으로 나에게 희망을 주고 신심을 주었다.
    한달동안 애들은 나한테 잘 보이려고 애썼고 무엇을 하나 최선을 다해서 생각지도 못한 성적을 거두기도 하였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하였는가? 그들을 믿지 않았고 그들에게 빨리 다가가지 못했다. 애들은 서먹서먹한 나를 맞춰주느라 참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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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개학초 따뜻한 사랑으로 애들의 마음을 녹여주겠다고 결심을 내렸지만 내가 사랑을 베풀기도전에 오히려 애들이 들끓는 열정과 피타는 노력으로 나의 마음을 녹여주었다. 전에 애들을 가르칠 때는 무슨 일이나 꼭 해낼 수 있다는 신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하고 최고보다 최선을 다했으면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항상 강조하던 내가 아닌가. 그런데 ‘계모’ ‘신분’으로 애들을 ‘이붓자식’ 대하며 믿음과 신심을 주지 않았으니 애들은 얼마나 서러웠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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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번 학기 이 학급을 맡으면서 근심이 많았다. 언제면 규률이 잡힐 수 있을가? 각항 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는 있을가? 학습성적은 어떻게 제고시킬가? 그런데 이런 걱정이 바로 내가 그들을 믿지 못하여 생긴 것이 아닐가? 우리 학급 애들은 자기의 행동으로 이런 부질없는 걱정을 한 나를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믿음이란 어떤 사실이나 사람을 믿는 마음을 말한다. 믿음이 있어야 신임이 생기고 마음이 오가며 사랑이 오가게 된다. 믿음 역시 사랑처럼 중요한 것이다. 믿음은 사람에게 신심을 주고 동력을 준다. 나는 학생들에게 믿음을 주는 훌륭한 선생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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