吉林省委朝鮮文机关報

꽃향기에 젖어 사는 인생 > 교원수기

본문 바로가기

꽃향기에 젖어 사는 인생

페이지 정보

작성자 :리상백| 작성일 :19-12-30 18:57| 조회 :574| 댓글 :0

본문

cbef157c423b876d4619cd151ee5b820_1577703
 

나는 봄이면 교정의 화단에서 피여오르는 라이라크꽃향기, 여름이면 월계화향기, 가을이면 국화꽃향기, 겨울이면 교실의 화분에서 피여나는 향기, 사시장철 꽃향기를 맡으면서 25년을 그 정겨운 꽃들이 피고 짐을 보았다. 어떻게 보면 꽃향기가 내 인생의 동반자인 것 같다.

 

cbef157c423b876d4619cd151ee5b820_1577703
 

 

어느 날 아침 교실에 들어서니 구수한 민들레차의 향긋한 향기가 기분좋게 나의 코를 찔렀다. 교실을 둘러보니 교탁 우에 김이 몰몰 피여오르는 차물이 놓여있었다. 요즘 나는 인후염이 도져 민들레차를 마시고 있다. 하여 아침에 교실에 들어서면 우선 물부터 끓이는 것이 나의 첫작업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생각지도 않게 컵에 김이 몰몰 피여나는 차물이 담겨져있었다. 누가 물을 끓여놓았는가고 물었더니 애들이 일제히 “철이!” 하고 철이를 가리켰다. 철이는 쑥스러워하며 “선생님, 차물이 너무 따가운가요?”라고 물었다. 나는 손에 컵을 든 채 “아니요. 딱 마시기 좋은데요.”라고 말하면서 정겨운 눈길로 철이를 쳐다보았다. 철이는 “OK” 하고 손가락을 펴보이면서 알았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철이가 어떻게 차물을 끓여놓을 생각을 다했지?”

 

 

“선생님께서 매일 아침 물을 끓이고 인차 아침자습을 시작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너무 바쁘신 것 같아서 물을 끓여놓았습니다.”

 

 

“오늘 차물은 철이의 고운 마음이 담긴 민들레차물이여서 향기가 더 짙어요.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아 오늘 하루 수업을 더 멋지게 할 것 같네요.”

 

 

철이가 너무 기특하여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더니 철이는 얼굴이 복숭아처럼 발가우리하게 물들었다. 그날의 민들레차 향은 여느 때 보다 더 짙고 향기로운 것 같았다. 그 후 나는 매일 아침 민들레 향이 피여나는 교실에 들어서게 되였다.

 

애들의 천성이 말하고 웃고 떠들고 하는 것이여서 교실에서 떠들지 말라고 내가 ‘고음나발’을 틀어도 조금만 지나면 또 벌둥지 터진 것 같다. 어느 날 점심 너무 피곤하여 교실에서 걸상 등받이에 기대여 잠시 눈을 붙인다는 것이 그만 꿀잠이 들었다. 하긴 교실이 여느 때보다 너무 조용했기 때문이다. 이윽하여 눈을 어슴푸레 뜨고보니 그렇게 까불던 용이도 살금살금 교실문을 떼고 들어오고 숙이는 손을 입에 대고 “쉬-” 하고 선생님이 쉰다고 암호를 강이에게 보냈다. 몇몇 애들은 조용히 책을 보고 있었다. 내가 일어나 앉으니 애들이 잘 쇴는가고 활짝 웃어보였다.

 

“너희들 오늘 왜 이렇게 조용하지?”

 

“선생님, 옥이가 종이에 ‘선생님께서 쉬니 조용히!’라고 써서 교실문에 붙여놓았어요.”

 

순간 난 그들의 맘에서 은은히 피여나는 향기에 코마루가 시큼해났다. 잠시 표정관리를 하는데 오후 첫시간 상학종이 울렸다. 그 쪽지가 그냥 교실문에 붙어있었기에 애들은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들어와 조용히 제자리에 가서 앉았다. 옥이의 맘에서 피여나는 라이라크향기가 다른 애들의 마음에 가닿으며 교실이 꽃향기로 물들었다.

 

언젠가 내가 점심밥을 먹다가 집에 급한 일이 있어 갔을 때도 애들이 나의 도시락그릇을 깨끗이 씻어 교탁에 올려놓았다. 내가 잠간 자리를 비운 사이에 또 수라장이 됐겠다고 비파소리가 나게 부랴부랴 교실에 들어서니 진달래꽃처럼 화사하고 이름처럼 령리한 령이가 학습임무를 흑판에 써놓아서 모두들 조용히 공부하고 있었다. 휴식시간이면 나와서 나의 어깨를 모다들어 주무러주고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강이의 곰손, 선이의 토끼손, 선생님이 목이 쉬였다고 인후염에 먹는 약을 슬그머니 갖다놓는 우성이…

 

나는 애들이 다 자기만의 꽃향기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짙은 꽃향기를 풍기는 월계화가 있는가 하면 싱그러운 향기를 풍기는 울금향이 있으며 남의 눈길을 별로 끌지 못하는 민들레도 있고 수수하게 피여나는 코스모스도 있다. 아이들의 여린 마음에서 피여나는 꽃향기에, 교실에서 피여나는 ‘백화향’에 도취되여 나는 오늘도 “짠!” 하고 희망찬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지식의 ‘호미’를 쥐고 꽃밭을 가꾼다. 풀도 뽑고 물도 주고 스러져가는 꽃을 부추겨 세운다. 얘들아, 한송이한송이 아름다운 꽃이 피여 울긋불긋한 꽃밭을 이룬단다. 남에게 꽃 한송이를 선물하느라면 내 손에도 꽃향기가 남는단다. 우리 모두 몸에서 향기를 풍기는 꽃나무가 되자꾸나.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교원수기 목록

Total 40건 1 페이지
교원수기 목록
새싹들과 함께여서 행복합니다 인기글 ★교·원·수·기​새싹들과 함께여서 행복합니다​주경자 룡정시룡정실험소학교 ​ 나에게는 아롱다롱 꿈을 키워가고 있는 27포기의 새싹들이 모인 아담한 정원이 있습니다.​ ​​ 남달리 키가 큰 새싹, 아직은 약하고 여린 새싹, 금방 머리를 삐죽이 내밀고 있는 새싹, 조금은 비뚤게 자라난 새싹… 이 새싹들이 이제 아름다…(2020-08-03 18:36:40)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웃는다 인기글 ★교·원·수·기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웃는다​김춘란 훈춘시제4소학교 ​ “와, 선생님 아직도 사업을 그렇게 열심히 하십니까?” 인젠 아이의 엄마가 된 제자가 20년만에 위챗에서 하는 인사말이다. “넌 몸이 그렇게 아프면 부담이 적은 학과목이나 가르칠거지 뭐 그렇게 힘들게 주요한 과목을 맡았니? 제 몸이 …(2020-07-31 12:25:34)
“선생님은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을 거예요.” 인기글 ★교·원·수·기“선생님은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을 거예요.”​ 훈춘시제1실험소학교 김향란​ 하학후 나는 사무실에 앉아 조용히 학생들의 일기책을 하나하나 읽어내려갔다. 수업시간에 벌어진 일, 집에서 할머니를 도와 집청소를 한 일, 숙제를 하다다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여 친구에게 전화로 물어 해결한 일… 역시 매일 일…(2020-07-27 17:45:13)
미소의 매력 인기글 미소의 매력 훈춘시제1실험소학교 부속유치원 배옥화 ​ 매일매일 유치원대문 앞에서 씩씩하고 명랑한 표정으로 등원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저도 모르게 행복의 미소가 피여오르군 한다. 선생님을 보고 곱게 인사를 올리는 어린이들의 얼굴에도 애들을 유치원에 데려오는 부모님들의 얼굴에도 밝은 미소가 피여난다.…(2020-07-21 18:13:39)
하늘에서 ‘삥궐’이 내려요 인기글 ​★교·원·수·기​하늘에서 ‘삥궐’이 내려요​김향화 도문시조선족유치원 ​​ 8월 말에 개학을 하여서부터 이상기후로 하루도 맑은 하늘을 찾아볼 수가 없이 매일 하늘에 먹장구름이 덮이고 비가 내렸다.​​​ ​ 목요일 오후, 우리 반에서 미술활동을 하고 있을 때 불시에 하늘이 컴컴해지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더니 번…(2020-06-28 20:31:53)
마음의 안경 인기글 교·원·수·기​마음의 안경​리연춘 치치할시조선족학교 ​​ 저녁밥을 먹고 나서 한참 운동을 끝내고 내가 좋아하는 <다큐멘트리> 로 채널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미용 마스크(기계)를 얼굴에 가면처럼 씌웠다. 미용 마스크는 코로 숨쉴 수 있게 구멍도 뚫어놓고 눈으로 볼 수 있게 안경처럼 볼록…(2020-06-14 09:37:55)
​울고 싶을 땐 크게 울거라 인기글 교·원·수·기 ​울고 싶을 땐 크게 울거라김봉금 해림시조선족실험소학교 ​​ 얼마전 지인한테서 책 선물을 받게 되였다. 정교한 포장을 열고 보니 안에는 책 한권이 들어있었고 그 우에는 화사하고 깔끔한 편지봉투가 놓여있었다. 통신수단의 발달에 따라 인테넷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요즘 세월에 전자우편을 사용하면…(2020-06-02 18:56:02)
곰돌이인형(2) 인기글 ·단편소설·​곰돌이인형(2)​한경애 목단강시조선족소학교 ​​​​ 저녁 다섯시가 넘어서야 예진이는 책가방을 메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들어서자 엄마의 잔소리가 귀가에서 울렸다. -이모가 오는데 넌 어디 갔다 이제 오니? -설매네 집에 가서 숙제를 했습니다. -우리 예진이 이제야 오는구나. 이모가 한번…(2020-05-28 19:50:17)
곰돌이인형(1) 인기글 •단편소설•​곰돌이인형(1)​한경애 목단강시조선족소학교​​​​ ​ 예진이는 밤마다 혼자 자려면 무섭기만 했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자는 동생 예나가 얼마나 부러운지 모른다. 다행히 자기 덩치보다 더 큰 곰돌이인형이 있어 자리에 누워 꼭 껴안고 자면 순식간에 달콤한 꿈나라로 들어갈수 있었다. 커다란 곰돌이인형은…(2020-05-28 19:40:44)
금전의 가치를 알게 하여야 한다 인기글 ​학·부·모·교·실​금전의 가치를 알게 하여야 한다 ​리 성​ 뉴욕의 번화한 맨하턴부두에서 영준하게 생긴 한 젊은 청년이 늘 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훔치며 기중기로 화물선의 컨테이너를 부리우고 있다. 이 청년이 바로 하버드대학 경제관리전업의 수재이며 백억이나 되는 재산을 가진 러크빌가족의 일원이다. 그의 아버지는 …(2020-05-27 12:10:57)
이시각 지금도 배움은 계속된다 인기글 [교원수기] 이시각 지금도 배움은 계속된다편집/기자: [ 최화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0-05-19 14:25:45 ] 클릭: [ ] 2020년, 조금은 특별한 한해가 어느덧 5개월에 접어든다. 평소 같으면 희망찬 한해를 소망하며 즐거운 설명절을 보내고 각자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갔겠지만 본의…(2020-05-20 15:33:47)
그 때가 되면 그 때가 되면... 인기글 [수기 39] 그 때가 되면 그 때가 되면...편집/기자: [ 홍옥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0-05-20 10:31:04 ] 클릭: [ ] 필자 조복희 세월만이 막힘없이 잘 흐르는 것 같다. 엊그제 같이 지금 이 학급의 수학을 맡은 것 같은데 벌써 졸업반이 되였다. 예전 같으면 졸업을…(2020-05-20 15:31:55)
독서하는 아이로 키우자 인기글 교·원·수·기​독서하는 아이로 키우자​한경애 목단강시조선족소학교​​ 지난 주까지 학급의 하반년 잡지주문을 끝마쳤다. 한생을 담임사업 하면서 잡지주문을 할 때마다 나는 완전 매대 앞의 장사군마냥 학생들에게 독서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입이 닳도록 설명할 뿐만 아니라 위챗 학급그룹으로 독서의 중요성에 관한 명언이나 문장을 …(2020-05-20 11:20:06)
[교원수기]온라인 수업이 주는 계시 인기글 [교원수기]온라인 수업이 주는 계시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0-05-12 13:47:50 ] 클릭: [ ] 최소천 교원 올해처럼 겨울이 길어지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집에만 박혀있어야 하는 것은 추위가 무서워서가 아니였고 게을러서도 아니였다. 교원인 나도 애들처럼 …(2020-05-12 14:24:25)
사랑으로 교단을 지키자 인기글 웅변고 사랑으로 교단을 지키자 ​리성​​ 사랑에는 부모와 자식지간의 사랑, 친구, 동기지간의 사랑, 이성지간의 사랑이 있습니다. 또 조국에 대한 사랑, 인민에 대한 사랑, 사업에 대한 사랑도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순결한 사랑, 성스러운 교단을 지켜가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렵니다. ​​​ ​…(2020-04-23 13:32:29)
게시물 검색


Copyright © 2005 인터넷길림신문 all rights reserved. 吉ICP备07004427号

本社: 長春市綠園區普陽街2366號 Tel: 0431-8761-9812 分社: 延吉市新華街2號 Tel: 0433-253-6131

記者站: 吉林 (0432) 2573353 , 通化 (0435) 2315618 , 梅河口 (0448) 4248098 , 長白 (0439) 8220209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