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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사랑을 골똑 채워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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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동춘| 작성일 :12-03-04 09:42| 조회 :2,78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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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춘(연길)



지난세기 70년대중기 연변의 어느 시골마을에서 있은 일이다. 작은 시골학교에는 큰 도회지에서 우파로 몰리워 내려온 리선생이라는 한 중년의 대학교수가 교편을 잡고있었는데 특별히 애들을 잘 가르치고 애들과 더불어 스스럼없이 잘 어울렸다고 한다.

어느 일요일날 리선생님의 생일이였는데 리선생님과 한마을에 살고있는 동네에는 리선생 아들과 동갑짜리 11살나는 김명이라는 사내애가 있었다. 그날 아침 리선생님 아들한테 놀러와서 그 아들로부터 오늘이 자신의 담임교원인 리선생님 생일이라는 말을 듣고 김명이는 잰걸음으로 집으로 달려가 아버지한테 《아버지 오늘은 리선생님의 생일날입니다. 어서 빨리 선생님한테 좋은 선물을 갖다주세요》하고 막무가내로 졸랐다.

선생님의 생일이라는 말을 듣자 김명의 아버지는 깊은 시름에 잠겼다. 그도 그럴것이 그 세월에 가가호호에는 식량도 모자라서 겨우겨우 연명하는 처지였고 선생님한테 드릴 선물은 집안에 새끼 칠 막대기조차 보이지 않았던것이다. 문득 찬장을 들추던 김명의 아버지는 일년전에 군에 갔던 조카가 멀리 관내에서 갖다준 술병을 보고 그것을 집어들었다. 그 년대에는 흰술이 금처럼 귀해 김명의 아버지는 술생각이 날 때면 술을 한방울씩 입에 넣고는 병마개를 닫고 그냥 찬장에 도로 넣으며 마시기 아쉬워했던것이다.

남은것이 고작 한근들이 병사리에 절반가량 남은 술이라 몹시 주저했지만 리선생님이 술을 무척 반가워한다는 소문을 들어온터라 술병을 아들 김명의 손에 쥐여주었다. 그리고는 《얘야, 아버지는 선생님한테 이것밖에 선물할것이 없구나. 어서 빨리 리선생님한테 갖다드려라》고 말하였다.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리선생님의 집으로 향하는 김명의 마음은 몹시 불쾌해났다. 한병도 아닌 반병짜리 술이였으니 말이다. 리선생님의 집으로 가는 도중에는 작은 시내물이 흘렀는데 때는 봄이라 흐르는 물소리가 귀맛좋게 들려오고있었다. 시내가에 이른 김명이는 문득 기발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천진한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어리였다. 천천히 병마개를 열고 김명이는 작은 손으로 맑은 물을 떠서 절반술이 남아있는 병사리에 전부 채워넣었다. 그리고는 가벼운 걸음으로 리선생님의 집으로 향하였다…

김명이한테서 술 한병을 받아쥔 리선생님의 마음은 몹시도 감동되였다. 그래서 아들을 불러 김명의 아버지를 모셔오게 하였다. 귀한 술을 김명의 아버지와 함께 마시고 싶었던것이다.

김명의 아버지와 단둘이서 술상에 마주앉은 리선생님은 찰찰 넘치게 잔에 술을 부어서 감사의 인사를 올리면서 김명의 아버지한테 술을 권하였다. 가벼운 심정으로 한잔술을 단숨에 굽을 낸 김명의 아버지는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맛보았던 좋은 술맛이 아니라 물에 탄 술이였던것이다.

아들 김명이를 바라보는 순간 그 눈길에서 모든것을 알아챘다. 벌떡 일어나며 《김명아 너 어떻게 술에…》 그러나 입에서 말을 끝맺기도 전에 리선생님이 인차 손으로 김명이 아버지의 어깨를 누르며 중도에 말을 토막내였다. 그리고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오늘은 저의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입니다. 이 술은 세상에서 가장 맑고 귀한 술입니다. 그리고 그 술보다도 더욱 깨끗한 김명이의 마음을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손으로 옆에 앉은 김명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욕을 먹을 대신에 선생님한테서 격려를 받은 김명이는 그제야 그늘이 졌던 얼굴에 웃음을 띄우며 생기를 되찾았다. 그날 리선생님과 김명의 아버지는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가는줄도 모른채 물을 탄 술 한병을 다 굽내고야 말았다.

돌아오는 길에 김명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물었다. 《얘야, 너 왜 술에 물을 탔지?》 그러자 김명이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아버지를 쳐다보면서 《선생님에게 사랑을 꼴똑 채워주고 싶었어요》 하고 말하였다. 아들의 말을 듣는 순간 아버지는 《아들아, 너는 참 …》 그리고는 뒤말을 잇지 못한채 손으로 눈굽을 적시였다. 그러면서 투박한 손으로 아들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아버지는 병에 남아있는 술을 그냥 선생님한테 보내는 성의로 표시하였지만 아들은 병에 담겨진 술을 선생님께 드리는 사랑으로 생각하였다. 그러기에 절반짜리 사랑은 완미하지 못하다고 느껴 물만이 아닌 사랑을 꼴똑 채워넣었던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있는 이 세상은 언제나 사랑으로 채워져가고있다. 그러기에 삶은 언제나 아름다워질수밖에 없는 리유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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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아사달님의 댓글

아사달 작성일

매우 감동적인 이야기에 정이 갑니다.

심술쟁이님의 댓글

심술쟁이 작성일

글을 아주 잘 얶었습니다
시대배경도 잘 제시되였고 코흘리개의 진솔한 이야기가 재현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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