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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영미 | 《맏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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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영미| 작성일 :12-03-15 11:03| 조회 :1,89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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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가기전부터 내가 사무실 청소를 하거나 물건구입을 하거나, 말 한마디를 해도 많은 사람들이 맏며느리감이라고 칭찬해왔다. 너무 어린 나이에 그런 얘기를 들으니 사실 칭찬보다는 내가 앳된 모습이 아니라 너무 성숙돼 보여 붙여진 별호라고 생각하며 속으로 은근히 동안으로 생기지 못한 자신을 탓하기도 했다. 근데 이제 시집가서 막내며느리가 됐는데도 가끔 사람들이 날 보고 맏며느리 같단다. 참 울지도 웃지도 못할 일이다. 허나 요즘 한국 아나운서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정말 맏며느리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가지게 됐다.


《전 방청객들과 잘 놀았습니다. 기분들이 기분이 좋아지게 또 나랑 친해질수 있게 자꾸 말을 걸고 최선을 다해 그분들이 웃음을 짓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방송록화 몇시간전에 전 꼭 《방척객들과 노는》이 작업을 합니다.》 kbs의 전인석 아나운서가 한 말이다. kbs의 《가요무대》프로를 즐겨보시는 분들은 7년넘게 김동건의 뒤를 이어 가요무대를 진행한 전인석 아나운서를 잘 알거다.


여직껏 한국방송의 력사를 보면 선배들이 몇십년씩 진행했던 오래된 프로그램을 그 누구도 맡으려 하지 않는다. 아무리 잘해도 잘한다는 소리를 듣기는 커녕 원래 사회자를 살려내라고 반항의 전화가 빛발치지 않으면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니깐. 그런 프로그램을 맡은건 주위 동료들로부터 정말 《동정》을 받을만한 일이기도 했다. 방송에서 죽으라는 선전포고를 받은거나 다름없는것이니깐. 전례대로라면 전인석 아나운서도 《가요무대》 프로를 맡으면서 언녕 무명아나운서로 묻혀버려야 맞는것이였다. 그러나 그는 가요무대의 전인석으로 사람들의 가슴에 푸근한 이미지의 아나운서로 남았다.


그럼 그가 어떻게 살아남을수 있었을가? 그가 한 말이 있다 《기꺼이 죽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산다》 아마 그도 애초 가요무대를 맡을 때 아나운서 세계에서 죽어버릴수도 있을거라고 각오를 했을것이다. 그러나 그는 결코 살아남았다. 그 비결이 참 궁금했는데 그의 강의를 들으면서 나름대로 답을 찾을수 있었다.


오후시간 강의를 하시다가도 조는 사람들이 있으면 《저의 강의시간에 졸아도 됩니다. 저한테 미안해 하지 마십시오. 제가 강의를 잘하지 못해서 그런거니깐...》 이런 말씀 뒤에는 꼭 소박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리고 자신의 방송사 입사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저 사실은 운이 좋아서 입사할수 있었습니다. 대학시절에는 기타를 메고 머리도 엉뎅이까지 내려오게 기르고 노래만 부르는 정말 베짱이였어요. 그렇게 딴따라만 하던 놈이, 그런 못난이가 어느날  kbs에 기자가 아니라 아나운서로 입사하게 된거예요》 이 몇마디 말에서만 《베짱이, 딴따라, 놈, 못난이》등 자신을 낮추는 단어들을 쉽게 찾아낼수 있다. 결국 그런 마음가짐이 《못난이》이를 가장 《잘난이》로 만든 방법중의 하나였을것이다.


앰씨에 대한 강의를 하는 시간에는 그는 《앰씨는 마치 운전자와 같습니다. 훌륭한 운전사는 차를 탄 고객들이 차를 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만큼 완벽하게 운전을 합니다.》 우리가 훌륭한 앰씨가 되려면 그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이끌어야 하며 사회자의 작용이 거의 알리지 않을만큼 방청객이나 게스트들을 주인공으로 올려 세우기 우해 뒷받침 해주는 일이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다른 사람을 뒷받침 하는 일 역시 누구나 다 할수 있는 일은 아니다. 자신만의 욕심 때문에 프로그램에서 많은 분량의 말을 하려고 하는 앰씨들도 있으니깐.


이번 연변행에 전인석 아나운서와 함께 오신 분은 오래동안 라디오진행을 맡아오신 이미선 아나운서다. 그분은 인터뷰 강의 시간에 《여러분은 인터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 나름대로 인터뷰는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게스트에 대한 배려, 청중들에 대한 배려를, 인터뷰하는 우리가 중간입장에서 알아서 해야 하니깐 인터뷰가 사랑이라는 말도 맞을법하다.


방송국에 입사해서부터 지금까지 7년간 프로그램을 맡아온 나는 아직도 프로그램에 대한 모호함과 또 더 알고싶은 구지욕 때문에 이삼십년의 방송경력을 가진 그분들에 비해 방송은 어떤것이며 방송에서의 앰씨는 어떤 역할이라고 딱히 집어서 말하기 부끄럽지만 7년간의 경험을 모아봤을 때 담당프로그램을 잘 진행하려면 난 프로그램의 맏며느리가 돼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결혼 생활이 거의 3년 돼가면서 더 많이 느끼게 되는건 막내인 내가 아니라 맏며느리인 형님의 역할이 우리 집안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꼈기 때문이다.


명절때나 집안에 손님이나 친척들이 모일때면 맏며느리인 형님은 언제나 몇시간전에 시댁에 도착해 있다. 성질이 급하다고 이름난 나는 한번도 형님 먼저 대기했던 적이 없었다. 도착해서는 나처럼 매사에서 이리저리 들볶지 않고 , 작성해놓은 료리메뉴에 따라 남새부터 하나하나 다듬는다. 다듬기와 재료손질작업이 따 끝나면 빠진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본격적인 료리작업에 들어간다. 이렇게 모든 료리작업이 거의 끝날 쯤으면 상을 차리기 시작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형님은 늘 주방의 주인공이였다. 그러나 료리가 다 오르고나면 무대의 막이 열리듯이 분위기 좋은 술상이 시작되는데 나중에 국을 언제 올려야 할지만 살피고 상에서의 주인공 역할은 딴 사람에게로 돌려진다. 술상에서 대화가 오래 오가다 보면 우리 형님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게 다소곳한 모습이다. 그러다가도 국이 올라야 할 때면 어느새 눈치를 채는지 인차 일어나서 주방으로 향한다. 눈치 채고 내가 먼저 일어나려고 하면 잽싼 형님은 어느새 국을 뜨고 계신다.  사실 이날의 주인공은 생신을 쇠는 시아버님이나 시어머님, 혹은 축하를 받을만한 다른 주인공이지만 형님은 언제나 준비작업에서는 주인공역을 도맡아 하셨고 정작 실무대에서는 항상 보이지 않는듯한 안쪽켠에서 주인공들의 무대를 받들어주고만 계셨다.


사실 평소의 뉴스에서 우리는 뉴스내용을 정확하고도 알아 듣기 쉽게 전해주는 전달자 역할을 한다. 거기서 가장 중요한건 뉴스내용이지 아나운서가 아니다. 인터뷰에서 진행자는 게스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받쳐주는 사람이지 본인이 주인공은 아니다. 해설에서 진행자는 설명하는 역할을 하는것이지 해설이 프로의 전부거나 해설자가 주인공인것은 아니다. 해설문으로 설명하는 대상이 주인공이다. 프로진행에서 어떤 프로든지를 막론하고 음악이거나 문학이거나 또 다른 주요내용이 그 프로의 중점이지 진행자가 주인공인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아니라 해서 방심할수는 없다. 일단 뉴스나 인터뷰나 모든 방송프로그램은 아나운서 사회자가 그 프로의 성공여부를 많이 잡고 있다. 잘할때는 표나지 않고 일단 못하거나 실수를 하면 너무 큰 결과를 초래하는 이 역이 참 공정하지 않은것 같지만 방송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운명처럼 받아들일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때 아나운서 사회자로 산다는건 자신의 인생에서나 주인공이지 평생 다른 사람이거나 다른 일을 뒷받침하는 역인것이다. 허나 이 역할이 주인공보다도 더 힘들고 더 많은걸 감내해야 한다는걸 느끼게 된다. 형님은 벌써 20년을 이 집안을 위한 일에 몸을 담그고 살아오셨다. 난 막내다보니 이제야 시작이다. 이제 집안에서든지 방송에서든지 내가 주인공을 뒷받침하는 맏며느리가 돼야겠다. 형님이 좀 숨을 돌리수 있게, 게스트가 좀 편안해 질수 있게... 방송에서의 역할이 또 다시 모호해질 때 인생선배인 형님의 모습을 되새겨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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