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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의 비애 인기글 1 그녀는 사무실에 혼자 남겨졌다. 모두들 부랴부랴 자리를 뜨는 저녁퇴근이지만 그녀만은 느릿느릿 움직이였다. 얼핏 창밖으로 교문앞에 서있는 그 남자를 보았기 때문이였다. 하나뿐인 출구라 자기를 구할 방도가 없었기에 그녀는 조용한 곳에서 닥쳐오는 비바람을 맞고 싶었다. 비를 맞으려고 작심했지만 빈집에서 울리는 자기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불안했다. 어제 남자를 만나 감정의 매듭을 짓는 말을 했을 때 심상치 않은 남자의 눈빛을 보았다. 안절부절 못하는 그녀의 마음을 짓밟으며 쿵쿵쿵―…(2017-03-22 12:49:56)
형님 인기글 조카가 시집을 간단다. 나에게는 조카가 여럿이 있는데 형님의 자녀로는 둘이 있다. 형님의 큰딸은 이미 시집을 가서 아이까지 낳고 한국에서 살고있으며 막내딸이 이제 30살을 훌쩍 넘기고 시집을 간단다. 그것도 머나먼 연해도시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한다. 형님은 생전에 막내딸을 특별히 이뻐했다. 그런데 아버지 없이 결혼하니 벌써 조카가 안스러워진다. 순간 겨우 반세기밖에 살지 못한 형님의 모습이 그림처럼 떠오른다. 형님이 이 세상을 떠난지도 어느덧 십년째다. 형님은 정확히 49세에 돌아갔다. 흔히 …(2017-01-18 11:05:54)
신기한 인연 인기글 부모들은 물론 친구들마저 춘화를 만나면 언제 출가하는가고 독촉이 한결같았다. 그녀는 어언 30고개를 바라보는 나이인지라 그런 독촉이 자연스러웠지만 은근히 귀에 거슬렸다. 그만큼 신경이 씌였던것이다. 하긴 과년한 처녀가 여적 출가하지 않았다는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동창들은 대부분 출가했고 아이까지 낳고 아기자기 살고있는데, 정말 속이 바질바질 탔다. 생각할수록 가슴이 아프고 억울했다. 그것은 26세때의 일이였다. 그녀는 대학 졸업생인 A라는 총각과 련애하다가 결국 다음해 화창한 봄날, …(2016-12-14 12:54:04)
락애노희(乐哀怒喜) 인기글 ―락 웃을수 밖에 없었다. 길은 턱을 주억거리며 다시 들여다보았다. 《뛰는 놈우에 나는 놈, 웃기는 진실 10가지》 (1)비누로 눈을 씻을수 없다. (2)당신은 당신의 머리카락을 셀수 없다. (3)혀를 내민 상태에서 코로 숨 쉴수 없다. (4)방금 당신은 3번을 시도했다. (6)우의 3번을 시도했을 때 한마리 개처럼 보이긴 하나 이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7)당신은 속은걸 알고 지금 웃고있다. (8)당신은 5번을 건너뛰였다. (9)당신은 방금 우에 5번이 있는지 확인했다. (10)당신…(2016-11-23 10:14:40)
백치의 비밀 인기글 소학교때 선생님은 박호구를 맨 구석에 앉혔다. 애들은 박호구를 《방귀》라고 불렀다. 강의시간만 되면 방귀를 소리높이 뀌기때문이다. 어느 땐가 방귀소리가 너무 요란하여 곁에 앉은 녀자애가 놀라 새된 비명까지 지른적 있다… 그는 녀자애들만 보면 실실 웃었다. 남자애들은 그를 《변태》, 《머저리》라고 놀렸다. 왜서 박호구는 녀교원과 녀자애들만 보면 좋아할가? 그는 집에서도 엄마를 좋아한다. 아버지는 그저 아들의 존재를 잊은듯 수걱수걱 일만 했다. 엄마는 그가 학교에서 애들한테 얻어맞고 빌빌거리며 집으…(2016-09-21 10:43:23)
후레자식 인기글 심하게 뒤척이다 겨우 잠든 밤, 복잡한 꿈들이 하나 둘씩 찾아와 내 지난날들에게 안녕을 물었다. 필림의 일부가 잘렸다 이어진 그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잃어버린 그 부분에서 《제발, 기억해줘 우리를.》 누군가의 목소리가 한겨울에도 용을 쓰며 가지끝에 매달려있는 가녀린 잎새처럼 애원했다. 나는 벌떡 일어났다. 그러지 않으면 심한 가위에 오래동안 눌릴것만 같았다. 《우리라…》 아직 동도 트지 않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나는 여유롭게 커피잔을 입가로 갖다댔다. 랭장고에서 꺼낸 차디찬 캔커피를 굳이 …(2016-07-27 10:51:41)
거 위 인기글 권씨는 신새벽에 일어나 거위의 먹이를 장만했다. 언 배추를 길쭉길쭉하게 썰어서는 싸래기가 다분하게 섞여있는 벼겨에다 버무렸다. 그리고는 가마에서 보송보송 끓고있는 물을 한바가지 퍼서 거위먹이에다 쏟고는 다시 차분차분하게 휘저었다. 먹이에 김이 서리면서 들큼한 냄새가 후각을 찔렀다. 권씨는 먹이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수거위 한마리가 거만하게 뚱기적거리면서 《왝―왝―》거리더니 먹이그릇에 무작정 덮쳤다. 그리고는 넙죽한 주둥이로 걸쭉한 먹이를 먹어댔다. 곰상스레 먹으면 오죽 좋을가. 언제봐도 막무가내…(2016-07-06 10:39:54)
거꾸로 그려진 집 인기글 친구 은숙을 마중하여 그녀의 트렁크를 끌고 주차장으로 걸어가는데 등뒤에서 누군가 《이모》하고 불렀다. 풋사과가 설겅거리며 씹히는듯한 애된 남자의 목소리였다. 《아는 사람이냐》는 눈길로 은숙이가 내 뒤를 턱짓해보였다. 거기에는 멜가방을 비스듬히 진채 한손으로 검은색 짐가방 손잡이를 잡고있는 야구모자의 어린 청년이 서있었다. 캡이 눈두덩까지 눌러씌여져있었지만 나는 인츰 아들 유현이랑 한반 친구인 준빈임을 알아보았다. 《그래, 준빈이구나. 니가 공항엔 웬 일이냐? 방학이라 어디 려행 …(2016-05-11 10:02:22)
목 신 인기글 상석이가 연길로 이사왔다는 말에 찬길이는 하마트면 “꿱―” 하고 게사니소리를 지를번했다. 떼꾼해진 표정에 삽날처럼 회좁은 하관이 더 길죽해보였다. 할리우드 공포영화에 나오는 흡혈귀거나 공상영화에 나오는 좀비들의 이야기가 아닌 이상 죽은지 일년이나 된다는 상석이한테 도저히 그런 렵기적인 일이, 상식밖의 일이 일어날리가 만무했기때문이였다. “ㅆ바, 어따 대고 이발에 땀이 나는 소리를…” 갓 완공된 몽환가원(梦幻家园)의 조경(造景)사로 돌아치고있는데 범철이가 왕청(汪淸)에서 올라왔다고 했다. 그동안 …(2016-03-23 14:16:26)
《아부지―》 인기글 한여름, 남산언덕배기에 올라서면 시원한 송림이 맞아주고 그 한쪽 끝자락에 있는 남새밭도 보인다. 깔끔하게 꾸며진 남새밭이다. 파랗게 쪽쪽 줄을 선것은 부추요, 곱슬곱슬 퍼진것은 상추요, 넝쿨사이로 빨갛고 파란것은 도마도요… 가시나무가지들을 엮어서 빙 둘러 바자까지 쳤고 북쪽에는 이깔나무로 원두막도 지었다. 아들덕에 도시에 들어온 박령감이 아들네를 위해 꾸민 남새밭이였다. 지금 아들은 한창 잘 나가고있다. 말단정부인 향에서 현으로, 또 현에서 지구급 시정부로… 한창 떠오르는 아침 해님이였다. 박령…(2016-01-06 11:00:29)
왕삼이네 식구들 인기글 뒤동산에 붉디붉은 진달래꽃이 만발하던 어느날, 왕삼(王三)이네 식구들이 우리 동네에 이사를 왔다. 그때 나는 소학교에 다녔고 아버지는 동네에서 촌장이였는데 산동쪽에서 왔다는 왕삼이네 일곱식구들을 받아들였다. 당시 동네의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지만 아버지는 직접 향(공사)정부로 달아다니면서 끝내 이사수속을 해주었다. 후에야 알게 되였는데 동네 몇몇 사람들이 구리덩이를 팔러 산동쪽으로 나갔다가 깡패들의 칼에 찔려 그 당시 촌의 전부 재산이나 다름 없는 구리판매돈을 몽땅 털리우게 되였을 때 바로 왕삼이…(2015-12-09 11:00:06)
나의 상급 국장어른 인기글 퇴근종이 울리는 그 순간 탁상전화벨이 울렸다. 나는 퇴근하려다 말고 송수화기를 들었다. 뜻밖에도 국장어른의 전화였는데 나더러 볼일이 있다면서 자기 사무실로 오라는것이였다. (과연 안해의 수작이 은을 낸것일가?) 문득 나의 뇌리를 스친 생각이다. 어제저녁 안해가 봉투에 현금 2만원을 넣어가지고 나의 상급인 국장어른을 찾아갔었는데 그 소행이 과연 효과를 보았단 말인가. 금전만능이라고 돈으로 해결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하긴 대학 본과를 졸업하고 국장어른의 수하에서 사업한지도 어언 3년이란 세월이 흘…(2015-11-25 10:24:30)
우울증 인기글 그녀의 집은 엘레베터가 있는 고층아빠트이다. 2층집 남향켠의 창으로부터 부서져내리는 하얀 달빛으로 침실은 유난히 차가운 기운이 감돈다. 하지만 때아닌 10월초의 싸늘한 날씨와는 달리 아담한 침실은 마냥 포근하다. 그 창문밑에는 시몬스쌍침대가 널직하게 자리잡고있고 침대머리에 놓인 결혼사진액틀에서 례복 입은 남녀가 다정하게 웃고있다. 맞은켠 벽중심에 부착되여있는 텔레비죤에서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조금은 힘있게 울려나오고있었다. ―어제저녁, 초중 2학년에 다니고있는 한 녀학생이 12층 …(2015-10-14 10:52:12)
《지팽이》 인기글 수면우에서는 제비들이 낮게 날아다니며 물을 찬다. 제비들이 물을 차는것은 덥거나 몸을 씻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리고 심심해서 장난을 치는것은 더구나 아니다. 그것은 물개미나 물방아, 물거미와 같은 곤충을 잡아먹기 위해서이다. 간혹 물잠자리도 눈에 띄면 마치 쌕쌕이마냥 급강하며 냉큼 물어삼킨다. 제비의 물 차는 동작은 그 우아함이 유명한 발레무용가도 무색해할 정도이다. 원철이는 오늘도 황암동 천연늪에 와서 낚시질을 한다. 원철이에게는 주말이 따로 없다. 날마다 주말이였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퇴…(2015-09-23 13:26:00)
존엄 인기글 고막을 찢는듯하던 공기압축기의 동음이 딱 그쳤다. 60분 오찬시간이다. 로동자들은 필사적으로 움직이던 몸을 풀며 앞치마와 장갑을 벗어놓고 웃층으로 통한 계단으로 향했다. 식사를 빨리 해야 그만큼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실 금싸락같은 시간을 더 얻을수 있기에 누구나 분초를 다툰다. 식당에서 렬을 지어 서서히 움직인다. 순서대로 놓여있는 식판과 수저를 들고 밥과 반찬을 담고 김치와 국그릇을 챙겨들고 행렬에서 빠져나간다. 그날 오찬의 반찬은 치킨이였다. 배추김치와 함께 볶은 닭고기였다. 아무튼 …(2015-07-01 14: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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