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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구술시리즈-문화를 말하다](58 ) 투혼의 작가 령혼의 메시지 > 기획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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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대형 구술시리즈-문화를 말하다](58 ) 투혼의 작가 령혼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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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자| 작성일 :20-07-17 19:02| 조회 :5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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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 58] 투혼의 작가 령혼의 메시지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0-07-17 11:43:27 ] 클릭: [ ]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돐 기념 특별기획 대형구술시리즈-[문화를 말하다-58](김학철편7)

김학철의 문학작품은 주요하게 두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몸소 겪은 항일전쟁력사와 피 흘려 싸우고 희생된 전우들에 대한 기록이며 다른 하나는 항전승리 후 사회주의혁명과 인민민주주의를 위해 쓴 작품들입니다.

항일전쟁에 관한 작품으로는 《격정시대》와 《항전별곡(抗战别曲)》이 대표작인데, 《항전별곡》은 한국에서 '빨찌산문학의 시조(始祖)'라고 공인합니다. 력사학자들은 《항전별곡》에 대한 많은 론문으로써 중국에서의 의렬단과 조선의용대의 력사를 재조명하였습니다. 또한 중문으로 된 《김학철문집》제1권이 출판되여 주목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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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혼을 몰부어.

김학철은 돌아가시기 며칠전 그 힘든 나날에 유일하게 남은 조선의용대 성립 사진 속 인물들을 확대경으로 일일이 확인하고 황포군관학교 시절에 바뀐 이름과 본명 그리고 본적을 밝혀 저에게 기록하도록 하였습니다. 다시는 있을 수 없는 력사의 중요한 증언이였지요.

사실 따져보면 김학철의 작가로서의 문학창작활동은 혁명에 참가할 때의 목적과 동일합니다. 하나는 민족해방과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바쳐 싸우는 것이고 또 하나는 피압박계급의 해방 즉 인민의 해방과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이였지요.

한번은 밀양에 가서 김학철강연회를 하는데 대회장에 큰 프랑카드가 걸려 있었어요. '항일투사 김학철강연회'라고 쓴 그 표어를 가리키며 “사실 저 앞에 있는‘항일투사'라는 규제어는 삭제해도 됩니다. 나는 지금도 현역이예요.”라고 하는 것이였지요. 즉 인민의 해방과 자유를 위하여 계속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말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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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을 총으로 삼고 항전에 투신'한 김학철 작가에게 항일전쟁승리 50돐을 맞으며 중국작가협회에서 증정한 기념장.

그리고 여기서 김학철 문학창작의 방법과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김학철이 쓰던 책상은 지금도 원상 그대로 소중히 보존되여 있습니다. 그 책상모서리는 작가의 팔꿈치에 닳아 반질반질 각이 사라지고 칠이 벗겨졌어요. 이 책상에서 《격정시대》, 《항절별곡》, 《최후의 분대장》 등 수많은 작품들이 탄생하였습니다.

김학철은 평소 창작할 때 중요한 단어나 어구는 꼭 어원을 찾아 내여 확인합니다. 김학철의 창작언어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사전들로는 첫째로 평양에서 출판된 여섯권으로 된 《조선말대사전》이였어요. 그리고 한국에서 출판된 이희승의《국어대사전》이 있고 일본에서 출판한 《광사림(广辞林)》과 《광사원(广辞苑)》이 있습니다.

그 중 일본어 사전은 그 가격이 당시 우리에게 부담이 되였지만 이런 사전들의 새 판본이 나오면 어김없이 교체하였습니다. 김학철은 또 “이 사전들은 아령처럼 나의 육신을 건강하게 지켜줬다.”고 롱담하셨습니다. 시시로 그 무거운 사전들을 외다리로 일어서서 꺼냈다 넣었다 하는 것이 좋은 신체 단련이 되였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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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철 작가의 부분적 저작들.

김학철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사전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홍명희의 (장편소설)《림꺽정》이였어요. 김학철은 《림꺽정》을 거의 외우다 싶이 하였는데 출판사 편집선생들이 련락이 와서 “선생님, 이 단어는 조선말대사전에도 없고 한국어사전에도 없으니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 가요?”라고 하면 김학철은 “〈림꺽정〉의 제 몇권 몇페이지를 보세요.”라고 회답을 보내지요. 이렇게 김학철은 창작가운데서 언어에 대하여 엄격하였고 출판사 편집분들도 김학철의 문장은 한 구절을 고쳐도 꼭 저자에게 문의하였습니다.

김학철문학의 원천은 평생의 꾸준한 독서에서 온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김학철의 일생은 끊임없는 열광적인 책 읽기로 연장되였어요. 소학시절 일본어로 세계문학전집을 통독하는 것이 인생의 시작이였습니다. 김학철은 일어를 모국어처럼 쓸 수 있었어요. 조선어와 마찬가지로 일본어로도 사고할 수 있었지요.

김학철은 책상머리 손이 닿을 수 있는 책장에 《로신전집》 10권과 홍명희의 《림꺽정》 6권(평양출판)을 두고 닳도록 읽었으며 《홍루몽》도 외울 정도로 자주 읽었습니다. 《홍루몽》은 중국사회의‘백과사전'이라고 하였어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읽기 힘든 중국의 《사기(史记)》를 그렇게 좋아하셔서 손쉽게 펼쳐들고 자주 읽었습니다.

그리고 숄로호브와 똘스또이의 작품도 당연히 좋아하셨지요.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서울에서 평양 그리고 북경, 연길까지 가지고 온 유일한 물품이 바로 숄로호브의 일본어판 《고요한 돈》이였습니다. 독서에 대한 분에 넘치는 열정과 문학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작품을 쓸 수 없는 것입니다. 글은 쓴다고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예요. 그 밑바탕에는 미친듯한 독서 열정과 신념, 문학에 대한 사랑, 인민에 대한 애정, 력사에 대한 책임감 이런 것들이 문학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이 아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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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제2기 한국 KBS해외동포상(특별상)을 수상한 김학철과 부인 김혜원.

김학철은 여름이면 이른 새벽 세시나 네시에 일어나 집 부근 강뚝에 나가 아침운동을 합니다. 일생을 동반한 쌍지팽이를 짚고 산책도 하고 체조도 하고 그리고 돌아와서는 글을 썼어요. 점심에는 잠간 낮잠을 자고 오후에 다시 글 쓰기를 다그치는데 생명의 제한된 시간이 아까운 것입니다.

저녁에는 주로 독서와 신문(〈인민일보〉,〈다이제스트신문〉<文摘报>) 읽기로 시간이 흘러갑니다. 그의 독서 취향은 다방면이였어요. 중국의 《유림외사(儒林外史)》, 《관장현형기(官场现形记)》도 너무나 좋아하였지요. 《유림외사(儒林外史)》가 너무 좋아 우리 말로 번역까지 하여 출판사에 교부하였는데 문화대혁명기간 원고가 분실되여 출판이 안되였습니다. 참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운 것이지요.

물론 똘스또이, 숄로호브, 발자크, 유고도 너무나 사랑했는데 식구들이 함께 식사할 때면 자주 소설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동석합니다. 특히 프랑스대혁명에 관한 력사책과 소설들이 인기였어요. 《고요한 돈》은 숄로호브가 교조주의(教条主义)적 수법이 아닌 사실주의로 쏘베트혁명을 묘사하였어요. 이 책에서 주인공은 당시 쏘련 홍군부대와 백군사이를 들락날락하는 농민계급의 량면 본성을 그대로 드러냈어요.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인간에 대한 사랑이 흐릅니다. 그것이 사람들의 가슴을 치는 것이지요. 이것이 김학철이 이 책을 유난히 좋아하는 리유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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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흘려 싸운 전우들을 세상에 기록해놓고 시름없이 떠나가는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

정령이 저의 집에 와서 김학철과 이야기를 나눌 때 저도 옆에서 들었는데 문학은 인간을 쓰는 것이라고 말씀했어요. 정령과 숄로호브 작품의 공통점이 바로 밑바탕에 인간에 대한 사랑이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또한 김학철이 문학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어한 시그널(signal,신호)이지요.

후날 KBS 해외동포상 제2기 수상식에 김학철부부가 동반참석으로 서울을 방문하였는데 그 때로부터 중, 한, 일 그리고 미국의 우리 동포(민족) 작가들과의 교류가 꾸준히 이루어졌습니다. 김학철은 마지막으로 한국 밀양 조선의용대 지도자 김원봉, 석정의 고향을 방문하고 조선의용대연구 한중세미나에 참석하여 단독강연을 하셨습니다.

그런 와중에 건강에 문제가 좀 생겨 밀양강연을 마치고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몇달 동안 입원 치료를 받고 귀국하였습니다. 그러나 건강상태는 계속 악화되여 도저히 창작을 할 수 없게 되였지요.

본인은 갈 때가 되였다고 생각했습니다. 병원에 모시고 가려 해도 거절하셨고 병원치료 뿐만 아니라 지어 집에서 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금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작품을 더는 쓸 수 없다면 나의 인생은 끝난 것이다.”, “한명(限命)을 아는 것이 영웅이다.”라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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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에 꽃을 뿌리며 고인을 바래는 유족과 후배작가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식사도 중단하신다고 결단을 내리니 누구도 막지 못했지요. 금식을 해서 스무 하루만에 아주 존엄있게 죽음을 맞이한 것입니다. 그렇게 뒤도 돌아 보지 않고  떠나가셨습니다.

돌아가실 때 김학철은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부고를 내지 말고 조용히 장례를 치러라. 고향 원산으로 가고 싶다. 화장을 하여 우편박스에 담아 두만강에서 원산 앞바다로 보내다오. 그리고 두만강으로 가는 길에 듣고 싶은 노래들이 있으니 지정해주는 노래들로 음악테이프를 만들라고 하셨어요. 조선의용군추도가황포군관학교교가가거라 38선 외 우리 민요 10곡을 선정해 주셨어요. 영혼이 떠나가는 길에서 들을 노래를 생전에 미리 듣고 가신 분은 아마 김학철 한사람 뿐일 것입니다.

2001년 9월 25일 오후 3시 39분에 김학철은 조용히 세상과 영영 리별하였습니다. 다음 날 김학철이 지정한 열두분의 친우들과 가족은 두만강하류의 폭 넓은 곳까지 그의 골회와 함께 쌍지팽이도 모시고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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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비로 솟은 김학철의 유언.

해가 너울너울 질 무렵 일부 골회는 두만강에 뿌렸어요. 남은 골회를 우편박스에 잘 봉해 두만강 물결에 띄웠습니다. 쌍지팽이 목발도 떠나보냈지요. 참 멀리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랬어요. 중,한 TV방송국 기자들이 안 보일 때까지 촬영을 계속하였습니다. 두만강 물결 따라 세차게 흘러간 우편박스에는 다음과 같은 주소가 적혀 있었습니다. 〈원산 앞바다 김학철의 고향〉그리고 아래에는 〈김학철 가족 친우 보내드림〉이라고요.

돌아가실 때 김학철은 또 친필 유언을 남겼습니다.

〈편안하게 살려거든 불의에 외면을 하라. 그러나 사람답게 살려거든 그에 도전을 하라〉[김학철편 끝]

글 구성: 김청수 기자

영상 사진: 김성걸 안상근 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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