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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우환의식이 사명감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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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자| 작성일 :20-01-14 15:31| 조회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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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칼럼]우환의식이 사명감을 낳는다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0-01-13 15:21:23 ] 클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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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춘

기원전 10세기 쯤 서주(西周)를 세운 섭정왕 주공이 성대한 제사모임을 가졌다. 주나라 귀족계층들은 물론 패망한 상나라 귀족들도 주나라의 복장을 입고 줄줄이 참석했다. 그들의 일거일동을 살피던 주공이 문뜩 깊은 수심에 빠졌다.

‘먼 후날 혹시 우리의 후대들도 저 사람들처럼 남의 복장을 입고 남의 조상을 기리면 어떡할고?’

이로부터 력사상 처음 ‘우환의식’이란 개념이 생겨났다. 중국의 문화력사를 살펴보면 우환의식이 갈피마다 슴배여있지 않는 곳이 없다. 우리 조선족사회에도 그 영향을 받아 연막탄에 가려진 우환의식이 현재 초미의 화제로 떠올랐다. 두루 살펴보면 연길비행장입구로부터 호텔, 민속원에 이르기까지 조선족 치마저고리를 걸친 녀성들 대부분이 타민족이다. 그것도 모르고 관광객들은 조선족처녀들이 참 예쁘장하고 한족말을 잘한다고 극구 치하한다. 실로 벙어리 례장감 받아안은듯 겉으론 싱글벙글하면서도 속은 미여지게 쓰리고 아프다.

맑스는 일찍《정치경제학비판》머리말에서 한 민족은 인간처럼 자기의 동년시절, 청년시절, 로년시절이 있다고 했다. 근근히 2백년 이주사를 갖고 있는 조선족이 반만년 력사의 긴 흐름에 비하면 어섯눈을 금방 뜬 동년시절에 불과하다. 갈길이 먼데 발밑은 온통 울퉁불퉁해서 넘어졌다가 또다시 일어나 부지런히 해거름을 쫓아온 순박한 백의민족이다. 때론 가시밭에 살점을 뜯기워 왈칵 눈물이 솟구쳐도 용케 참아내고 거쿨진 맨주먹으로 평강벌, 세전벌의 전설을 엮어냈고 피어린 전쟁의 포연을 헤쳐 “산마다 진달래요, 마을마다 기념비”로 전국에서 한때 소문이 자자했다. 하지만 거둔 성과 앞에서 랭정히 돌이켜보는 우환의식을 가질 대신 자화자찬에 빠졌고 개혁개방의 기회를 근근히 외국행, 대도시행으로 밖에 활용하지 못했던 까닭에 후날 차례진 대가는 터전을 잃은 외기러기의 슬픔과 텅 빈 마을 그리고 썰렁한 학교운동장 뿐이였다. 현재 심각한 문제를 과연 어떤 방식을 통해 풀어야 할지 조선족사회가 서로 갑론을박 의논이 분분한 실정이다.

슬기로운 민족에게는 시련이 있어도 실패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운명의 갈림길에서 탄탄대로를 제쳐놓고 험한 소로길을 택하는 유태인들의 생존전략을 익혀둔 적이 있는가? 없다. 스승부터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성공을 론해도 테두리 안에 갇혀 뱅뱅 돌 뿐 ‘뫼비우스의 띠’ 같이 불쑥 튕겨나간 엉뚱한 비전이 없다.

학생시절에는 문제풀이 고수나 우등생이 되려고 머리를 질끈 동였으며 사회에 진출해서는 로임생활에 체질화되여 한번 우뚝 서보려는 배짱같은 건 몸 속에서 일찍 거세된 지 오래다. 창조성이란 용어는 대체로 연단의 수식어로 활용할 따름이지 실천력은 항상 남들이 챙겨간 뒤 때늦게 철썩 무릎 치는 수준이다. 혹자는 조선족 해외진출수입이 지역사회발전에 큰 보탬이 된다며 자랑할지 몰라도 가슴 한구석은 만선의 고기배가 귀로를 잃어 헤매는 듯한 어설픔이 가슴 그들먹이 차오른다.

우환의식은 배길을 환히 트여주는 등대불과 흡사한 존재이다. 21세기 정보화시대의 경쟁은 갈수록 치렬하다. 쇠소리 나게 땡땡 여문 엘리트와 겨루는 마당에서 독특한 경쟁사유가 없이 각축전의 승자가 되려는 생각은 천방야담에 가까운 일이다. 삐여진 사고력을 강인한 의지로 실천하는 사람이 눈부신 캐리어를 갖는다. 고정된 성공관념을 깨고 나만의 독창성을 주장한 베스트셀러 작가 애덤 그랜트를 떠올려본다. 기류에 순응하지 않고 세상을 움직이는 스타일을 ‘오리지 널스’라고 명칭한 애덤은 도전자의 아이템은 모험을 떠나 충분히 준비하고 노력한 끝에 거머쥔 희망의 씨앗이라고 했다. 다수가 선택하는 순류를 버리고 유독 남들이 엄두를 못내는 역류에 결연히 도전장을 던지는 자신감, 그 독특한 개성이 만난을 물리치고 억척스레 달라붙는 기적의 힘을 낳는다.

화룡 광동촌의 성공비결이 좋은 실례가 된다. 남들은 경작지에 하우스를 만들어 한해에 두벌, 세벌 농사로 돈맛을 톡톡히 보는데 반해 일부러 밭을 3년씩 묵여가면서 풀과 반죽해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쳐 ‘땅힘’을 길렀다. 약삭 빠른 농군들은 비료를 뿌리고 농약을 치면서 얼렁뚱땅 쉽게 농사하지만 20여년전부터 ‘록색혁명’의 꿈을 이루고저 천신만고를 겪어온 보람으로 끝내 세상이 인정하는 ‘무공해 브랜드’를 창출해냈다. 컴백의 기회는 항상 우환의식을 달래며 사명감을 안고 악전고투하는 사람에게 차례진다.

오늘 비록 고향의 모습이 좀 초라해 왼눈 파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라의 빈곤부축정책에 힘 입어 두주먹을 불끈 쥔 귀향청년들 이마에는 비지땀이 뚝뚝 떨어진다. 편히 앉아 꼬챙이로 꿰여먹는 작은 떡에 만족하지 말고 보란듯이 직접 메를 휘둘러 묵직한 떡을 만들어보자.

한사람이 일떠서면 온 마을이 따라서고 잇달아 리익공동체가 형성되는 민족의 전성기를 맞을 즈음이면 “와- 중국 조선족 대단해!” 하고 세상 사람들 만나는 족족 엄지손을 쑥 높이 추켜들 것이다.

길림신문/최장춘(경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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